분명 냉장고는 가득 차 있는데 막상 저녁 준비를 하려고 하면 먹을 것이 없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대형마트 장보기를 좋아했고, 새로운 식재료를 사는 재미도 컸습니다.
하지만 냉장고를 채우는 것과 식비를 아끼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였습니다.
오늘은 냉장고가 가득 차 있는데도 계속 장을 보게 되었던 이유와 제가 조금씩 바꾸고 있는 습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냉장고는 가득 차 있는데 왜 먹을 것이 없을까?
저는 늘 집에 식재료가 가득 차 있어야 마음이 편안했어요.
계란도 있어야 하고, 고기도 있어야 하고, 채소도 넉넉하게 있어야 마음이 편했거든요
냉장고가 비어 있으면 괜히 불안했고, 언젠가 해 먹을 수 있는 재료가 많아질수록 왠지 든든한 기분이 들었거든요.
요리를 하지도 않았는데 냉장고와 냉동실에 식재료가 가득하면 괜히 내가 요리를 잘하는 사람 같고, 살림도 잘하는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했어요.
코스트코나 대형마트에 가면 “언젠가 먹겠지” 하는 마음으로 식재료를 사곤 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저녁 시간이 되면 또 고민이 시작됐어요.
“오늘 뭐 먹지?”
냉장고는 가득 차 있는데 막상 바로 만들 수 있는 메뉴는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의 저는 식재료를 모으는 것 자체에서 만족감을 느끼고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결국 먹지 못하고 버려지는 식재료가 늘어났고, 냉장고를 정리할 때마다 “나는 왜 또 이걸 못 먹고 버렸을까?” 하며 속상해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장보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요리에 관심이 생기면서 요리 프로그램과 유튜브 영상을 자주 보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다양한 식재료에도 관심이 생겼습니다.
새로운 치즈를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고, 고기를 넉넉하게 사서 냉동실을 채우는 것도 즐거웠습니다.
문제는 그 즐거움이 식비 증가로 이어졌다는 것이었어요.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다 사용하기도 전에 또 새로운 재료를 사게 되더라고요.
할인이라는 말에 약했습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필요한 것보다 사고 싶은 것을 더 많이 샀던 것 같습니다.
“지금 할인하네?”
“다음에 오면 없을 수도 있는데?”
이런 생각을 하면서 장바구니에 담곤 했어요.
하지만 할인해서 샀더라도 결국 먹지 못하고 버리게 되면 그건 절약이 아니더라고요.
오히려 더 비싼 소비가 될 수도 있었습니다.
냉장고를 확인하지 않고 장을 봤습니다
예전에는 장보러 가기 전에 냉장고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집에 와보면 비슷한 재료가 두세 개씩 있는 경우도 있었어요.
양파도 있고, 계란도 있고, 냉동실에도 고기가 있는데 또 사오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냉장고보다 장바구니를 먼저 보고 있었던 것 같아요.
식재료보다 메뉴를 먼저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제가 식비를 절약해야겠다고 마음먹으면서 생각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에는 다양한 요리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식재료를 샀다면, 지금은 “이 재료를 어떻게 활용하면 맛있는 한 끼를 만들 수 있을까?”를 먼저 생각하게 되었어요.
같은 식재료라도 끝까지 잘 활용하는 것이 오히려 더 재미있고 뿌듯하다는 것을 조금씩 알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장보기 전에 먼저 메뉴를 생각합니다.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확인하고, 먹을 메뉴를 대략 정한 뒤 필요한 것만 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완벽하게 하지는 못하지만 예전보다 훨씬 불필요한 지출이 줄었습니다.
무엇보다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활용하는 횟수가 많아졌습니다.
냉동실을 활용하면서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장을 보고 오면 그대로 냉장고에 넣어두기만 했어요.
그러다 보니 바쁜 날에는 요리를 하기 싫어지고 결국 외식이나 배달을 찾게 되더라고요.
요즘은 다짐육을 소분해 두고, 냉동실에 활용하기 좋은 재료들을 정리해 둡니다.
그러면 피곤한 날에도 훨씬 쉽게 저녁을 준비할 수 있어요.
냉동실은 단순히 식재료를 보관하는 공간이 아니라 식비를 줄여주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또 한 가지 달라진 점은 가공식품을 사는 횟수가 줄었다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냉동식품이나 간편식을 자주 장바구니에 담았는데, 요즘은 식재료를 사서 직접 만들어 먹는 비중이 훨씬 늘어났어요.
돈까스를 만들어 냉동해두기도 하고, 만두를 만들어 보관해두기도 하면서 요리하는 재미도 느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가족들이 더 건강하게 먹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만족스럽습니다
냉장고가 가득 차 있는데도 계속 장을 봤던 이유는 냉장고가 부족해서가 아니었습니다.
이미 있는 재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고, 계획 없이 장을 봤기 때문이었습니다.
뿐만아니라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는 제 마음도 조금 지쳐 있었던 것 같습니다.
냉장고가 가득 차 있으면 괜히 안심이 됐고, 식재료를 사는 일이 작은 위로처럼 느껴졌거든요.
저 역시 아직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지금도 새로운 식재료를 보면 사고 싶고, 코스트코에 가면 장바구니가 무거워질 때가 있어요.
하지만 냉장고를 먼저 확인하고, 메뉴를 먼저 생각하고, 냉동실을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예전보다 훨씬 계획적인 소비를 하게 되었습니다.
혹시 냉장고는 가득한데 식비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면, 다음 장보기 전에 냉장고 문부터 한 번 열어보는 건 어떨까요?